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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편의 만평이 있다. 5월 12일자 조선일보 만평이다. 한 컷 만평 공간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수입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나팔불고, 공무원 노조는 "미국 쇠고기 안 먹는다"며 한 목소리로 합창한다. 신경무 화백은 이 만평에 '따로따로'라는 제목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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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12일자 조선 만평

한 쪽에선 "안전하다" "안전하다" 죽어라 염불을 외치는데, 다른 쪽에선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MB정육점'의 엇박자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씁쓸한 웃음을 짓게 한다. 이별을 앞둔 '따로국밥'의 비극이 연상되는 대목이랄까. 만평 속 주부가 아니라도 "자~~~알 한다.."는 탄식이 절로 인다.(이데일리, <정부 구내식당 진풍경..'美꼬리곰탕은 안 먹어!'>, 2008.5.13)
 
그런데 수입 쇠고기를 둘러싸고 "안전하니 먹어도 된다" "우리가 마루타냐" 하고 대립하는 이런 불협화가 노조가 '활개치는' 정부 구내식당 안에서만 구경 가능한 그림일까. 대답은 "아니올시다" 이다. 우리네 식탁에서 쇠고기는 이미 '불편하고' '꺼림칙한' 음식이 된 지 오래다. 미국산 쇠고기가 태평양을 건너 오지 않았는데도 상황이 이렇다. 정부와 보수언론의 대대적인 홍보작전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못한 광우병 공포가 예상외로 심각하고 광범하다는 얘기다.

인터넷에는 '외면당하는 쇠고기'의 아픔(?)을 조소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깔끔한 식단으로 직장인들에게 호평받고 있는 국회식당도 그 가운데 하나다.

한 인터넷신문은 쇠고기 청문회 하루 뒤 극심한 편차를 보인 국회식당의 중식 풍경을 포착했다. "카레와 우동, 사골우거지 등 3가지 메뉴가 점심 식단으로 나왔는데, 다른 줄들은 식판을 든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길게는 10분 이상 기다려야 했으나 유독 사골우거지국 메뉴에는 아예 줄이 없어 바로 가서 배식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기사는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한지 아닌지를 따질 시점은 이미 지나버렸다"며 "국민의 요구에 반해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는 한 국민들의 불안은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고 적었다.(프론티어타임스, <'국회식당'에서도 확인한 광우병 공포?<, 2008.5.8)

정부 구내식당과 국회식당만 그런 게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앵무새를 자처한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사들의 구내식당에서도 이와 동일한 장면이 연출돼서 네티즌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먼저 치고 나온 쪽은 동아일보였다. 쇠고기 청문회 직전, <동아일보 구내식당에서 벌어진 일>이란 제목의 글이 인터넷을 강타했다. 청계천 근방에서 회사생활 하는 직장인의 고발글이다.  

점심 때 동아일보 구내식당을 종종 이용한다는 외부 직장인의 눈에 비친 5월 6일자 동아일보 구내식당의 풍경은 어떠했을까. 이 날따라 브로컬리 볶음밥(양식 코너)과 도가니탕(한식 코너)이 점심메뉴로 제공됐는데 "한식 쪽은 한산 그 자체이고, 양식은 몇십 명이 족히 돼 보이게 줄을 섰다"고 한다. 이 글을 올린 직장인은 글 말미에 "과학적인 해명 운운하면 뭐해. 자기네들도 뻔히 아닌 것 알면서도 왠지 찜찜해서 안 먹으면서 위선적인 넘들입니다"고 야유를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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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데일리서프라이즈

조선일보 구내식당이라고 모습이 다를까. 한 인터넷신문이 13일자 칼럼에서 고발한 바에 따르면, "값싸고 질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자"고 강변하던 조선일보 구내식당에 "호주산 청정우만 쓴다"는 공고문이 붙어 있고, 그 밑에는 수입필증까지 덕지덕지 붙어 있더란다.(데일리서프라이즈, <공무원 질타하는 조선일보, 제 구내식당부터 비판하라>, 2008.5.13) 지난 5월 10일자 '기자수첩'에서 "미국산 꼬리곰탕 거부하는 공무원들"을 강하게 질타했던 조선일보에서 벌어진 일이다. 코미디도 이만 하면 대박이다.

다시 조선일보 만평으로 돌아가자.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합니다.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 안심하고 맘껏 드셔도 됩니다"고 정부는 지금도 나팔 일색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그 노래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쇠고기 홍보에 동참한 이너서클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쇠고기 음식 먹기를 거부하는 정부 구내식당과 국회식당,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구내식당 풍경이 그 생생한 증거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노래를 그만 둘 기색이 없다. 스스로도 믿지 않는 '쇠고기 안전' 씨엠송의 비극. 네티즌의 비웃음이 에코우로 되돌아 오고 있다.(2008.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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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虛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