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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05 “스님들도 뿔났다”···7월 4일 시국법회 풍경 (8) by 虛虛
- 고기 먹을 일 없는 스님들이 촛불을 든 까닭은?

천주교 사제단이 건넨 바통을 개신교 목사들이 받고, 그것을 다시 불가의 스님들이 건네받는 릴레이 촛불집회가 방금 끝났습니다. 이로써 7월 5일 범국민 승리의 날을 위한 준비는 완벽하게 마무리됐습니다. 이제 촛불의 승리를 확인하며 기뻐할 날만 남았군요.

오늘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서울광장에 모였습니다. 어림잡아 3만 정도? 준비한 순서가 많아 법회시간도 다른 때보다 길었습니다. 그만큼 '불통+먹통+꼴통' 이명박 정부에 할 말이 많았다는 것이겠죠. 불자들의 날이라 그런지 연꽃으로 겉을 두른 촛불이 많이 보였습니다. 보기 좋대요.

연대의 말을 나누기 위해 단에 선 전종훈 신부가 "성불하십시오" 하고 인사하는 게 기억에 남습니다. 불교도들이 환하게 웃으며 박수로 화답하는 풍경이 넘 아름다웠구요. 다음에 나온 말도 히트였습니다. "고기 먹을 일 없는 스님들이 왜 이렇게 나오셨습니까?" 그 말에 서울광장은 또 다시 웃음바다가 됐습니다.

그렇지요. 불가에서는 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스님이 촛불을 든 까닭은 나와 너를 넘어 우리의 밥상 공동체를 염려하는 마음 때문 아니겠습니까. 먹거리가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고, 몸이 건강해야 생각도 건강해지는 것을. 여기에 돈벌이를 위해서 동물사료를 소에게 다시 먹이는 현대의 물신풍조에 대한 경각심도 물론 담겨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지켜보다가 문득 "어제 시국기도회를 진행한 개신교 목사도 연대사 한 마디 쯤 할 수 있도록 순서를 넣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불교와 천주교는 곧잘 함께 하는데 기독교는 홀로 소외되는 걸 더러 목도한 탓입니다. 조용기나 김홍도 류의 기독교는 상종불가일지라도 NCCK 정도면 능히 웃으며 함께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법회 말미에 하나 하나 참회 제목을 낭독하며 108배를 하는 모습도 이색적이었습니다. 내용들이 참 좋더군요. 이것들을 늘 생활 속에서 되뇌이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산다면, 모두가 부처나 다를 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스님들 뿐만 아니라 광장에 있는 사람들도 108배를 다 따라 하던데, 힘들지는 않았는지 지켜보는 입장에서 괜히 걱정이 되대요.

법회가 끝나고 여느 때와 다름 없이 거리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묵언행진입니다. 가장 큰 분노는 침묵으로 표출된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정한 것이랍니다. 침묵(사제단)에서 자유로운 구호와 노래(목사들)로, 그리고 다시 묵언(스님들)으로 돌아가는 모양새가 흥미로웠습니다. 거리행진하는 모습에서조차 종교의 차별성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모습들 말입니다. 원래 천주교와 불교는 침묵과 통하고, 개신교는 조금 시끄럽지(?) 않습니까.

그런데 거리행진은 조금 시끄러워야 제 맛입니다. 넘 조용하면 맥이 없어요. 웃고 떠들고 같이 노래하고 구호 외치는 재미가 짭짤하거든요. 소통이 불통인 MB 덕분에 가슴이 터지도록 답답한 사람들에겐 더욱. 그래도 그럭저럭 잘 참고 조용히 행진하는데, 남대문시장 근방에서 조금 소란이 일었습니다. 시장 아주머니가 촛불행진을 보면서 욕을 퍼부은 겁니다.

웃으며 그냥 넘기면 좋았으련만, 피가 뜨거운 몇몇 사람들이 그걸 보다 못해 같이 맞서서 고함을 치느라 잠시 침묵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분명 시위대를 향해 먼저 도발하고 욕한 아주머니가 잘못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를 향해 같이 욕하고 손가락질하는 몇몇 사람들의 모습도 별로 아름다워 보이진 않더군요. 집단지성이면 그에 걸맞는 아량과 너그러움도 갖춰야 하지 않을까요?

그나저나 남대문에서 명동, 을지로를 돌아 광장으로 되돌아오는 1시간 짜리 국민트랙킹을 거의 날마다 반복하자니 이젠 슬슬 신물이 나기도 합니다. 완악하고 견고하기로 소문난 여리고성도 7번 도니까 무너졌다는데, 도대체 우리는 몇 번이나 똑같은 코스를 돌아야 국민을 무시하는 MB의 버릇을 고칠 수 있을까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아니, 그 날이 7월 5일 오늘이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암튼 오늘 '범국민 승리의 날'에 6.10 항쟁의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서 우레같은 함성으로 청와대 뒷산에 숨어서 촛불집회를 지켜볼 MB의 혼을 쏘옥 빼놓으면 좋겠습니다. 백만의 함성에 MB의 간덩이가 떨어져 나가고 다리가 후들거려 땅바닥에 자빠지도록 말이죠. 자! 최후 승리를 '위하여'~~~~!!! (200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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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폰으로 찍어 화질이 구립니다. 양해를~~. ^^;



- 虛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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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虛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