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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5/30 광우병 시름 잠긴 국민에게 큰웃음 준 <조선> 대박사설 by 虛虛
[Echo칼럼] 자신도 못먹는 美쇠고기를 공무원들에게 떠넘기는 몹쓸 <조선>

5월 30일자 조선일보 사설 <대통령·총리·장관·공무원부터 미국 쇠고기 먹어야>를 읽고 혼자서 실실 웃음을 쪼갰다. 어이 없고, 어처구니 없고, 얼척 없어서. 그러다 끝내 '이.뭐,병'이란 독백까지 입에서 뿜어내고야 말았다.

도대체 이 사설이 어쨌길래 저리 말할까, 궁금하신 분들은 킬링타임용으로 한번쯤 구경해 보시는 것도 좋겠다. <개콘>이나 <웃찾사>가 따로 없다. 조선일보가 예전에 '권여사 20촌' 기사와 '콘돔' 기사로 대박웃음을 선사한 적이 있었지만, 건조하고 딱딱한 사설로도 이렇게 웃길 줄은 미처 몰랐다. 웃음을 만들어내는 조선일보의 능력에 경의를 표한다.
 
사설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앞두고 장관 고시가 발표됐다. 정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러나 그건 '관의 입장'일 뿐이고, 뒤틀린 '민의 정서'를 달래자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국민이 믿게끔 하려면, 대통령과 총리 식단부터 미국산 쇠고기로 바꾸어야 한다. 나아가 정부 청사와 국회 구내식당과 각급 법원 구내식당 등 공무원들의 구내식당 메뉴에도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놓고, 심지어 각급 공직자들이 가족과 함께 하는 가정 밥상 자리에도 미국산 쇠고기를 올려 놓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대통령·총리·장관·공무원들이 제 몸을 먼저 던져야만 난국을 돌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쇠고기 원산지 표시도 엄격히 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산 쇠고기 반대운동 하던 사람들이 뒷구멍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는 않는지 감시해야 한다... 운운.

아마 웃음코드에 민감한 분들은 이것만 보고도 벌써 웃고 계실지 모르겠다. 대개 웃음이란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바보짓 할 때 터지는 법이다. 이 사설도 마찬가지다. 겉은 멀쩡한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이런 바보짓이 따로 없다.

우선, 국민으로 하여금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충정'을 믿게끔 하려면, 대통령부터 하급 공무원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에 이르기까지 직장 구내식당이나 감정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말부터 그렇다. 왜 이런 몹쓸 짓을 하는가? 사람 생명 갖고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왜 무고한 공무원들과 그 가족들까지 끌고 가는가? 이명박 정부 밑에서 '얼리버드' 노릇하랴 잠도 제대로 못 자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이젠 공포의 밥상까지 선물할 셈인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장관 고시 철회하고 미국과 쇠고기 재협상 하면 된다. 국민이 원하는 게 바로 이거다. 국민의 마음을 얻자면 국민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면 될 일 아닌가? 이처럼 간단하고 손쉬운 방법을 놔두고 대통령을 비롯해서 전공무원이 직장과 가정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솔선해서 먹자느니 하고 설레발 떠는 것은 아이큐 두자리 수에도 못미치는 띨띨한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다. 아니 그런가?

더 웃긴 건, 대통령.총리,공무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솔선해서 먹어야 한다고 강변하는 조선일보가 이를 "제 몸을 먼저 던지는 모습"이라고 표현하고 있다는 거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게 "제 몸을 던지는 일"이라니! 그러니까 그처럼 목숨을 걸고 먹어야 할 만큼 무섭고 공포스러운 일이라는 말씀? 평소 웃음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대목에서 <개콘>의 유행어가 절로 떠오르실 게다. "아니,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

결정타가 하나 더 있다. 사설 말미에 조선일보는 원산지 표시를 철저히 해서 "미국산 쇠고기는 미심쩍어 한우만 먹겠다는 사람은 안심하고 마음껏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다만 미국산 쇠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고 선동한 정치인·학자, 무슨 무슨 운동가, TV방송사 고위 간부, 전교조·민주노총 간부들이 값싸다고 뒷구멍에서 몰래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집에 들고 가지 않는지는 반드시 눈 뜨고 지켜볼 일이다."
 
이거 보고 웃음이 안터지면 그 사람은 정상이 아니다. 어떻게 이런 몹쓸 상상을 했을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앞장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뒷구멍으로 몰래 값싸다고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지 지켜봐야 한다? 참으로 조선일보스런 발상 아닌가? 의처증 환자 가운데 바람 핀 남편들이 많다고 한다. 자기가 아내를 속이고 바람 피니까, 아내도 자기를 속이고 바람필 줄 모른다고 의심한다는 것이다. 사설의 마지막 말이 여기에 딱 들어 맞는다.

도대체 광우병 앞에서 이중적 태도를 취한 장본인들이 누군가? 다름아닌 조선일보 자신이다. 1,2년 전만 해도 광우병 공포를 떠벌리며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기사와 사설로 나팔 불지 않았던가? 그런데 노무현에서 이명박으로 정권이 바뀌자마자 돌연 '광우병 괴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변하고 나선 게 바로 조선일보였다. 그런 조선일보가 미국산 쇠고기 반대론자들에게 이중성을 경계한다? 이야말로 미친 소가 풀 뜯어먹고 방귀 뀔 일이 아니고 무언가.

조선일보에게 정말 양심이란 것이 붙어 있다면, 시민운동가들의 이중성에 대해 넋두리하기 전에 미국산 쇠고기를 안쓰고 호주산 청정육만 쓴다며 수입필증까지 벽에 덕지덕지 붙여놓은 조선일보 구내식당의 이중성부터 바로 잡는 게 우선 아닐까? 눈밝은 독자들은 겉으론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며 큰소리 뻥뻥치고는 돌아서선 광우병 걱정 없는 호주산 청정육만 씹어대는 조선일보의 위선을 훤히 꿰뚫고 있다. 이들이 오늘 사설을 본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조선일보 사장.논설위원.부장.차장.기자들부터 미국 쇠고기 먹어야". (2008.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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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서프>가 폭로한 조선일보 구내식당 풍경. "광우병 발생 위험이 없는 호주산 청정육"만 쓴다는 커다란 안내문이 벽에 붙어 있다. 밑에 보이는 것은 수입필증이다.


<관련 기사>

☞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 대통령 가족부터 30개월 미국 소 먹어야


- 虛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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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虛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