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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신문'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05/15 ‘창간 20돌’ 한겨레의 환한 웃음에 박수를 보내며... by 虛虛
[Echo칼럼] <한겨레>와 <중앙>의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두 장의 모자이크 사진

오늘자 한겨레신문을 받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두께가 평상시에 비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삽지 하나 없이 빈약한 무게를 자랑하던 한겨레신문이 오늘은 그답지 않게 두툼했다. 웬 일일까? 눈을 크게 뜨고 들여다 보니, 아뿔싸 오늘이 창간 20돌 특집이다. 어쩐지...

아다시피 한겨레신문은 6.10 항쟁의 결과물로 탄생한 국민주 신문이다. 처음 문을 연 것이 88년 5월 15일이니까, 정확히 오늘로 스무해를 맞게 된 셈이다. 유년의 한겨레신문은 권력의 횡포에 시달렸다. 그리고 성년의 한겨레신문은, 우리가 목도하고 있듯이, 자본의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 한겨레신문의 20년은 이처럼 시달림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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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5월 15일자 한겨레신문 1면

그런데 창간 20돌의 한겨레신문은 활짝 웃고 있다. 1면을 장식한 큼지막한 모자이크사진 이야기다. 사진의 주인공은 1988년에 태어난 주주이자 애독자인 유사름 씨다. 한겨레신문은 그의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한 주주 1363명의 얼굴을 한데 묶어 스무살 맞이 한겨레신문의 얼굴로 내보냈다. 마치 고난 속에서도 이만큼 자랑스레 컸다는 듯이. 힘들고 어려워도 국민이 곁에 있어 이렇게 웃을 수 있다는 듯이.

한겨레신문의 모자이크 사진을 보고 있자니 문득 예전에 본 중앙일보의 모자이크가 떠오른다. 2007년 12월 20일자 1면을 장식한 특집사진이다. 사진의 제목은 <민심이 선택한 얼굴>. 중앙일보는 18대 대통령선거 다음날, 대한민국 국민 1505명의 얼굴 사진을 모자이크해 이명박 당선자의 얼굴을 만들었다. 중앙일보는 이 사진 밑에 "이명박 17대 대통령 당선자를 만든 힘은 시대정신이다. 시대정신은 그 시대 국민의 갈증과 염원의 집합이다"는 설명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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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2월 20일자 중앙일보 1면

신문의 나이와 똑같은 평범한 스무살 청년의 웃음을 모자이크 처리해서 1면에 실은 한겨레신문과 대통령 당선자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해서 1면에 내건 중앙일보. 같은 모자이크 사진이지만 그 안에 내재된 차이는 실로 너무나 크다.

중앙일보는 이 당선자의 얼굴을 대형 모자이크로 내보낸 그날자 1면 헤드라인을 <권력 시계추 `좌 → 우` 거대한 이동>으로 뽑았다. 권력의 향방에 가장 민감한 중앙일보에겐 아마 그것이 중요했을 것이다. 이제껏 그렇게 살아 왔으니까. 또한 권력의 시계추따라 편집방향을 달리해 왔으니까.

반면 20살 맞이 한겨레신문은 <'한겨레' 20년을 만든 사람들>이란 타이틀을 붙인 1면 사진을 통해, 신문의 주인이 누구인지, 나아가야 할 지점이 어딘지, 그리고 누구의 손을 잡고 가야 할 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자 사설 제목이 지적하고 있듯이, '따뚯한 공동체' 바로 그들 말이다.

한겨레신문은 신자유주의의 광풍 속 무정한 자유가 범람하고 개인의 삶이 파편화 하는 삭막한 공간에 민중과 더불어 호흡하는 따뜻한 공동체의 씨앗을 가꿔 나가야 한다. 신문 속 사진처럼, 이름 없는 모두가 활짝 웃을 수 있도록, 그것이 진보언론 한겨레신문의 존재 이유다.

창간독자로서 스무살 먹은 성년의 한겨레신문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불의한 권력과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태껏 그랬듯이,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 더욱 힘차게 싸워 주기를 간절히 당부해 마지 않는다. (2008.5.15)



- 虛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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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虛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