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 그는 중국의 차기 지도자입니다. 거대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을 대체할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이끌기로 돼 있는 중요한 인물이지요.

쇠락하는 미국과 떠오르는 중국의 충돌로 인해 한반도에 신냉전이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그의 등장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싫든 좋든, 중국의 영향력을 떼놓고는 한반도의 앞날을 얘기하기 어렵게 된 탓입니다.

그런 무게감을 반영이라도 하듯, 벌써부터 시진핑의 발언으로 대한민국 정가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첫째는 일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시진핑이 이명박 정부를 가리켜 '한반도 평화훼방꾼'이라는 요지로 질타했다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후일담 때문이고, 둘째는 지난 25일 항미원조 전쟁 60주년 죄담회에서 나온 "6.25 참전은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었다는 발언 때문입니다.

박 의원의 말이 언론에 소개된 뒤, 정부,여당과 수구세력들이 함동으로 선보인 집단 히스테리 증상에 대해서는 다들 아실 것이니 설명을 약(略)하겠습니다.

다만 강경 일변도로 치닫는 이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진펑의 인식 한 조각을 들춰낸 박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보수신문들이 피라냐마냥 떼거지로 덤벼들어 '사과'를 강요하는 추한 모습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네요.

세종시로 국론이 분열되고, 천안함 침몰로 40여명의 애꿎은 목숨이 수장되고, 경찰 고문과 민간인 사찰이 자행되고, 온갖 흉악범죄가 날뛰고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도, 국정을 책임진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과하라"는 말 한 마디도 못꺼낸 비겁한 신문지들이 기껏 힘 없는 야당의 원내대표만 일치단결해서 물어뜯는 꼬라지를 보세요.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재밌는 건, 이들 신문지들이 박지원 의원을 공격하고 그의 기억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시진핑 부주석의 발언이 갖는 무게감을 크게 부풀렸다는 겁니다. 시진핑같은 거물이 심각한 외교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중대사에 대해 그렇듯 가볍게 입을 놀릴 사람이냐고 말이죠.

"사실상 중국의 차기 지도자인 시 부주석의 발언은 무게감이 남다르다. 박 원내대표의 전언이 사실이라면 한국과 중국 간에 심각한 외교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중대사다..."(동아 사설, <박지원 원내대표 ‘국민 우롱’ 지나치다>, 2010-10-23)

"시진핑 부주석은 G2 반열에 오른 대국이자 6자회담 의장국인 나라의 차기 지도자로서 북한 문제에 국제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사람의 발언을 왜곡했으니..."(중앙 사설, <박 대표는 사과하고 무익한 논란 끝내야>,  2010.10.22)

"중국은 G2라는 세계적 위상도 그렇지만, 북한의 후견인으로서 한반도 정세 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나라다. 중국은 외교에서 국가 간, 개인 간 신의를 무엇보다 중시한다. 이런 나라의 차기 지도자를 한국 정치인들이 국내 정치 싸움판에 끌어들였으니..."(조선 사설, <중국 심판 불러온 '시진핑 발언' 파문 부끄러워 해야>, 2010.10.22)

이걸 가리켜 왜 "재밌다"고 말했는가 하면, 조중동이 박지원 의원을 죽이기 위해 시진핑 부주석을 띄우기가 무섭게 시 부주석의 입에서 "6.25 참전은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엄청난 '망언'이 쏟아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이게 어디 보통 사건입니까? 시진핑의 '망언'은 '6.25 남침'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는 말입니다. 세계인이 공유하는 상식을 뒤집는 말입니다. 대한민국을 욕보이고 그 정당성과 자부심을 허무는 말입니다. 농담으로라도 받아들일 수 없는 망언 중의 망언입니다.

그런데 이렇듯 엄청난 말을 시진핑 부주석이 입에 담다니요. 그러면 이제껏 "시 부주석의 발언은 무게감이 남다르다"고 혀가 닳도록 추어올린 조중동의 체면은 뭐가 됩니까? 또 시진핑이 부인했다는 박지원 의원 발언의 사실성은요?

사태가 이렇다면, 다른 신문들이 침묵하더라도 조중동만큼은 분기탱천 소매를 떨치고 일어나서 시진핑의 망언을 규탄하는 사설을 싣고 "취소" 내지는 "사과"를 요구할 법 한데, 그러나 웬걸? 27일자 조중동 지면을 아무리 뒤져봐도 시진핑의 망언을 꾸짖는 사설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하다 못해 마이너신문이랄 수 있는 문화일보와 국민일보조차 <北도발 6·25에 中참전을 正義로 미화한 시진핑 망언><시진핑 부주석 망언 취소하라>고 입거품을 무는 판에 '대한민국 보수 3형제'라 자부하는 조중동이 쥐 죽은 듯 눈알만 굴리고 있더라 이 말입니다. 언빌리버블~!

이전 천안함 사태 때 중국이 우리편 입장을 안 들어줬다고 길길이 날뛰던 그 용기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이명박 대통령은 홀대하면서 북한 김정일은 극진히 대접했다고 수많은 기사와 사설들을 작렬하며 난리부르스치던 그 기개는 다들 어디로 사라지고 만 것일까요?

글을 맺기 전에 한 가지. 26일자 SBS <8시뉴스>에 흥미로운 기사가 떴습니다. 조중동으로부터 입이 무거운 사람으로 소개된 바 있는 시진핑 부주석이 실은 강화된 중국의 힘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그런 스타일이라는 겁니다. 지난해 2월 멕시코 방문 때도 서방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나요?

때문에 "중국의 향후 외교정책이 힘을 바탕으로 상대국을 배려하지 않는 일방외교로 치우쳐 서방세계, 특히 미국과의 갈등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데, 어쩌면 이를 통해 박지원 의원 발언과 연계된 모종의 힌트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말고.(2010.10.27)



- 虛虛 -
--------------------------------------------------------------------------------- ***
#.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Posted by 虛虛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dd 2010.10.28 10: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사자가 하지도 않은 말을 꾸며내서 현정부를 비웃는 사람이 있는데 여기 주인장은 그 사람에는 입도 뻥긋 못하잖아.. 당신이 조중동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 虛虛 2010.10.28 15: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을 읽고서 댓글을 다시는지 모르겠네요. "당사자가 하지도 않은 말을 꾸며내서 현정부를 비웃었다"고요? 저는 시진핑 입에서 그런 비스무리한 말이 나왔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는 쪽입니다. 마지막 단에 SBS 기사를 첨부한 것도 그 때문인데 미처 이해를 못 하신 듯.

  2. 황무 2010.10.28 1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고..팬더의 가면으로 가려져 있던 또다른 미쿡(?)의 발톱이 이렇게 드러나고 있음을...

    아~~ 찌라시들은 벌써 옛날처럼 그렇게 하려고 그러는구나
    (덴노 헤이까 반자이!!)
    근데 중국애들한텐 어떻게 하지? ㅋㅋㅋㅋ

    역시 그래서 청산이 중요한건데...

    날이 많이 춥습니다 감기 조심 하시고 늘 건강하시길...


입 닥치고 조낸 찾는거다. 디오게네스마냥 등불 들고서... 찾을 때까지 끈질기게... 근데 뭘 찾어~~~?
虛虛

달력